한국어 / B2

토끼의 눈

Short story

파도 아래 물고기 나라에 근심이 가득했다. 지느러미와 꼬리를 가진 생물들은 모두 왕의 병을 걱정하고 있었다. 왕이 입 안의 끔찍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은 왕이 궁전 밖을 헤엄치던 날 일어났다. 물속에 매달린 무언가가 먹음직스러워 보이자, 왕은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삼키려 했다. 그러나 먹이 속에는 바다 위 어부들이 내려놓은 낚싯바늘이 숨어 있었다. 다행히 완전히 삼키지는 않았지만, 바늘은 아가미에 단단히 걸렸다. 왕이 세차게 몸을 움직이자 낚싯줄은 끊어졌으나, 쇠바늘만은 빠지지 않았다. 그 뒤로 심한 통증과 열이 계속되었다.

문제는 어떻게 쇠붙이를 빼내고 왕을 치료하느냐는 것이었다. 거북이부터 고래와 작은 물고기들까지, 바다에서 지혜롭다는 이들이 궁전으로 불려 왔다. 의사들은 머리를 끄덕이고 지느러미를 움직이며 치료법을 의논했다.

그들 가운데 가장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여겨지는 이는 거북이였다. 그는 왕의 맥을 여러 번 짚고 목 안을 자세히 살펴본 다음, 다른 의사들과 상의했다. 마침내 토끼의 눈으로 따뜻한 약을 만들어 왕의 목에 붙여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래야 바늘이 빠지고 고통도 끝난다는 것이었다.

거북이는 곧바로 바닷가에 가서 토끼를 초대해 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높은 언덕 아래에 도착한 그는 멀리 숲 가장자리에서 산책하는 토끼를 발견했다. 모래밭을 건너 언덕을 오르는 동안 숨이 몹시 찼지만, 가까스로 아침 인사를 건넸다. 토끼도 예의 바르게 답했다.

거북이는 손수건을 꺼내 단단한 이마를 닦고 발에 낀 모래를 털면서 날씨가 덥다고 말했다. 토끼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물 밖으로 나온 것이 기쁘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러고는 한국처럼 아름다운 나라는 없다며 산과 강, 해변과 숲, 꽃을 하나씩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대로 두면 토끼의 말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낚싯바늘 때문에 괴로워하는 왕을 떠올린 거북이는 적당한 틈에 끼어들었다.

“물론 이곳 풍경도 훌륭하지요. 하지만 바닷속의 보석과 나무, 꽃과 향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토끼의 귀가 번쩍 섰다. 그에게 바다란 평범한 물고기와 해초가 있는 곳일 뿐이었다. 게다가 썩어서 해변으로 밀려온 것들은 향기는커녕 고약한 냄새를 풍겼다. 거북이의 설명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였다. 토끼는 흥미를 느끼며 계속 말해 달라고 했다.

거북이는 깊은 바다 밑의 놀라운 산과 골짜기, 빨강과 주황, 초록과 파랑, 흰색의 희귀한 식물을 묘사했다. 금과 은으로 된 나무, 향기로운 꽃들도 있다고 했다. 토끼가 놀라움을 표현하자, 맛있는 음식과 음료에 음악과 춤까지 더했다. 궁전에서 일하는 아름다운 여자들도 손님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왕께서 직접 초대하셨습니다. 함께 가서 손님이 되어 주시지요.”

토끼는 자기도 갈 수 있는지 기뻐하며 물었다. 거북이는 지금 등에 올라타기만 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토끼는 달리고 거북이는 느릿느릿 걸어 물가에 이르렀다. 토끼가 앞쪽 등껍질을 단단히 잡자, 둘은 푸른 파도 밑으로 가라앉았다.

왕의 궁전에 도착한 토끼는 거북이가 말한 아름다움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화려한 색과 보석들이 설명 그대로였다. 거북이는 그를 왕자와 공주들에게 소개했다. 그들이 궁전의 볼거리와 보물을 안내하는 동안, 자신은 의사들의 회의에 들어가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고했다.

토끼는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소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구경했다. 그러나 우연히 다른 이들의 대화를 듣는 순간, 마음이 달라졌다. 자신이 특별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눈을 빼앗아 왕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두 눈을 잃을 생각에 공포가 밀려왔지만, 토끼는 내색하지 않았다. 시력을 지키려면 거북이를 속여야 했다. 그는 생각을 정리하며 아무에게도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

잠시 뒤 왕실의 처형 담당자들이 다가와, 왕을 낫게 하려면 눈을 내놓아야 한다고 정중히 알렸다. 토끼는 그에 못지않게 공손한 태도로 유감을 나타냈다.

“왕께서 편찮으시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당장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만, 지금 제 머리에 있는 것은 진짜 눈이 아니라 수정으로 만든 눈입니다. 바닷물이 시력을 해칠까 걱정되어 원래 눈은 꺼내 모래 속에 묻어 두었습니다. 먼지가 심하거나 비가 많이 오는 날에도 이 수정 눈을 쓰곤 하지요.”

관리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기대하고 있을 왕에게 이런 실망스러운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난감했다. 토끼는 그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 말을 이었다.

“너무 낙담하지 마십시오. 저를 바닷가에 다녀오게 해 주시면 눈을 파내서 돌아오겠습니다. 약을 준비하실 때까지는 충분히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토끼는 다시 거북이의 등에 올라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 밖으로 나와 땅에 닿았다. 그러자 토끼는 순식간에 뛰어내려 숲을 향해 달아났다. 뒤에서 보이는 것은 솜 같은 하얀 꼬리뿐이었고, 그마저 곧 사라졌다.

거북이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바닷속으로 돌아가, 자신이 토끼의 꾀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English summary · includes the ending

The king of the fishes swallows bait and gets a fishing hook stuck in his gills. The sea’s doctors decide that a warm poultice made from a rabbit’s eyes is needed to remove it.

A turtle goes ashore and persuades a rabbit to visit the underwater palace by describing its beauty and pleasures. The palace really is magnificent, and the rabbit enjoys being shown around.

Then he overhears why he has been invited. When officials ask for his eyes, he politely claims that he left his real ones buried in the sand to protect them from seawater. The eyes he is wearing, he says, are made of crystal. He offers to fetch the real pair, and the turtle carries him back to shore.

As soon as they reach land, the rabbit jumps off and escapes into the forest. The turtle returns in tears to report that he has been outwitted.

Adapted for Lejrbår from the credited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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