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 B2

재채기하는 돌부처

Short story

산기슭에 살던 김 씨에게는 아내와 네 아이가 있었다. 부양할 가족이 있었지만 그는 꾸준히 일하기를 싫어했다. 긴 담뱃대를 물고 앉아 무슨 좋은 일이 생기기만 기다리는 편이었다.

어느 날 아내는 빈 그릇으로 배고픈 아이들을 먹여야 하는 처지가 지긋지긋해졌다. 남편을 한바탕 꾸짖은 뒤 집에 필요한 것을 구해 오라고 내보냈다. 자신은 집에 남은 곡식을 찧어 아이들의 식사를 준비했다.

산으로 간 김 씨는 운이 좋으면 인삼이나 금덩이, 귀한 돌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산에서 나는 과일이라도 가져가면 될 터였다. 그러나 바위 사이를 오랫동안 돌아다녀도 가져갈 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정오 무렵, 그는 거대한 돌부처 앞에 이르렀다. 오래전 사람들이 산의 바위를 깎아 만든 불상이었다. 주변의 절은 무너졌고, 숲이 우거져 돌부처도 나무에 거의 가려져 있었다. 몸을 타고 올라간 덩굴은 목까지 뒤덮고 있었다.

돌부처의 머리 틈에서는 배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가지 끝에는 잘 익은 배가 하나 달려 있었는데, 크기가 사람 머리만 했다. 잘라서 나누면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는 배였다. 김 씨는 뜻밖의 발견이 기뻤다.

그는 덤불과 덩굴을 움켜잡고 힘겹게 올라갔다. 마침내 돌부처의 턱까지 이르러 입술에 발을 걸치고 코를 붙잡았다. 하지만 거기서 더는 올라갈 수 없었다. 코는 미끄러웠고 귀도 너무 매끄러워 붙잡을 데가 없었다. 배는 여전히 한참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포기해야 할까 고민하던 김 씨에게 생각이 떠올랐다. 큰 동굴처럼 생긴 오른쪽 콧구멍 안으로 들어가면 머리 위로 나가는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그 구멍으로 기어들어 가 손과 발을 움직이며 어둠 속을 올라갔다.

갑자기 산이 갈라질 듯한 큰 소리가 울렸다. 지진이나 폭풍이 난 것 같았지만, 실은 돌부처가 재채기를 한 것이었다. 콧속으로 들어온 김 씨는 그 바람에 밖으로 튕겨 나갔다. 공중을 날아 덤불 위에 떨어진 그는 의식을 잃었다.

오후 한 시쯤 쓰러진 김 씨가 다시 눈을 뜬 것은 해 질 무렵이었다. 그는 머리 위로 높이 솟은 돌부처의 코를 보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깨달았다. 그런데 바로 옆에 그 커다란 배가 놓여 있었다. 돌부처가 재채기를 하며 머리를 흔들었을 때 가지에서 떨어진 것이었다.

김 씨는 배를 집어 들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다. 그날 저녁 가족은 배를 잘라 함께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 씨는 가족에게 자신의 산행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직접 손을 뻗어 따지 못했던 배는 돌부처의 재채기 덕분에 그의 몫이 되었다.


English summary · includes the ending

Mr Kim dislikes working, although he has a wife and four children to support. One day his wife sends him into the mountains to find something for the family. He discovers an enormous stone Buddha with a pear tree growing from its head. A single pear is almost as big as a person’s head.

Kim climbs the plants covering the statue, but its smooth face stops him from reaching the fruit. He crawls inside one nostril, hoping to find a way to the top. The statue suddenly sneezes, throwing him into some bushes. He loses consciousness and does not wake until sunset.

The pear is lying beside him. The statue’s sneeze shook its head and made the fruit fall. Kim happily takes it home. That evening the family shares the large pear while he tells them about his extraordinary adventure. He gets the fruit, although his climb did not go as planned.

Adapted for Lejrbål from the credited sou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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